건강보험 판매 열풍 뒤그늘… 보험금 부지급·지급 거절 불만 폭주
[사례] 1인 가구인 A씨는 최근 무릎 부상으로 병원에 7일간 입원해 간병인을 썼다. 과거 가입해 둔 보험으로 비용을 충당하려 했으나, 보험사는 "통원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3일 치 금액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A씨가 약관상 불이행 조항이 없다며 반발하자, 보험사 측은 제3의 의료기관에 자문을 의뢰하겠다며 대립했다.
손해사정 기준 강화와 상품 복잡화로 인해 보험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마찰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치매나 간병인 보험 등 세부 조건이 까다로운 보장성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가입자가 기대했던 보장 액수와 실제 지급액 사이의 격차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공시한 올 상반기 민원 동향을 보면, 양대 업권에 접수된 민원은 총 3만 1,751건으로 전년 동기(2만 7,301건) 대비 16.3%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손해보험이 2만 2,001건(69%)으로 전체 민원의 과반을 넘겼고, 생명보험은 9,750건을 기록했다. 비중은 손해보험이 압도적이지만, 민원 증가율은 생명보험이 22.8%를 기록해 손해보험(13.6%)을 상회했다.
분쟁의 핵심은 '보험금 지급' 단계에 집중됐다. 생해보험사에 접수된 지급 관련 민원은 4,599건으로 1년 만에 45.6% 폭증했다. 전체 생보 민원 중 지급 관련 민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39.8%에서 47.2%로 대폭 상승하며, 상반기 늘어난 생보 민원 10건 중 8건이 보상 문제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 역시 보상 관련 민원이 1만 6,148건으로 전체의 73%에 달했다.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처럼 청구가 주파수 높게 발생하는 상품 특성상 심사 과정에서의 마찰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손보험 분야에서는 백내장 수술이나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지급 타당성을 둘러싼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회사별 단순 민원 건수는 가입자 수에 비례해 대형사가 많았다.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2,112건),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4,225건)가 가장 많은 민원을 기록했다.
반면 보유 계약 10만 건당 지급 민원 건수(환산 건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전년 민원 100건 이상 생보사 가운데는 흥국생명이 10만 건당 7.34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교보생명(4.09건), 한화생명(3.46건), 삼성생명(2.58건), 동양생명(2.54건)이 뒤를 이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가 10만 건당 5.94건으로 민원율 1위를 기록했고, KB손해보험(5.72건), 현대해상(5.54건), 한화손해보험(5.22건), DB손해보험(4.96건) 순으로 집계됐다.
상품군별로는 건강·보장성 보험의 분쟁 증가가 두드러졌다. 생보사의 보장성 보험 민원은 전년 대비 52.0% 늘며 민원 상승을 주도했다. 손보사 역시 실손보험을 포함한 장기보장성 보험 민원이 1만 3,696건으로 최다를 형성했다. 상대적으로 저축성 보험이나 변액보험 민원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보험사들이 암·뇌·심장 등 3대 질환 진단비와 수술비, 간병·치매 보장 등 고수익성 건강보험 판매에 열을 올린 결과다.
특히 간병인 보험은 병원 등급, 간병 방식, 이용 기간에 따라 보장 여부가 나뉘며, 치매보험 역시 일상생활 수행능력(ADL)이나 임상치매평가척도(CDR) 기준 등 상품별 세부 항목이 달라 소비자가 약관을 오인하기 쉽다.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가입 시 약관 확인과 증빙 확보를 강력히 당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병인 요건이나 치매 판정 기준 등 약관상 부지급 사유가 상품마다 상이하다"라며 "계약 체결 전 보장 조건을 꼼꼼히 살피고, 실제 서비스 이용 시 관련 증빙 자료를 확실히 챙겨 두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