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바다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바닷물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광어와 우럭 등 대표적인 양식 어종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어업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즐겨 먹는 수산물의 가격과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서해와 남해, 제주 연안 일부 해역에 고수온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일부 양식장에서는 수온이 28~29도까지 상승하면서 광어 폐사가 발생했고, 제주 지역에서는 수만 마리의 폐사가 확인돼 원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름철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바닷물까지 뜨거워진 결과로 분석된다.
고수온은 물고기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적정 수온을 벗어나면 먹이 섭취가 줄고 면역력이 약해지며, 산소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 대량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광어와 우럭처럼 우리 식탁에서 자주 만나는 양식 어종은 수온 변화에 민감한 편이어서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소비자의 식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광어와 우럭은 출하까지 1년 이상 사육해야 하는 어종이기 때문에 한 번 생산량이 감소하면 공급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과거에도 여름철 고수온으로 양식 물량이 줄어든 이후 산지 가격과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사례가 있었다.
수입 수산물이 이를 대신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환율 상승과 국제 물류비 부담으로 수입 수산물 가격 역시 오르는 추세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가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건강을 위해 생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D 등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과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만 특정 어종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경우에는 고등어, 정어리, 전갱이 등 제철 생선을 함께 활용하면 영양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는 회나 생선회를 섭취할 때 신선도와 보관 상태를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기온과 수온이 높아질수록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식중독 위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구입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하고, 장시간 상온에 두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이제 육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의 온도 상승은 수산업과 식탁, 나아가 국민 건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식재료 공급의 변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수산물을 균형 있게 섭취하며 안전한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